시편 90편 1절-17절, 영원하신 하나님과 덧없는 인생 - 생명의 삶 큐티
서론
애굽의 왕 바로 앞에 선 백발의 야곱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스라엘의 족장으로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야곱이었지만,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자신의 삶이 그저 짧고 험악한 나그네 길에 불과함을 철저히 깨달았던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삶은 이처럼 잠시 머물다 가는 안개와도 같습니다. 오늘 새벽예배를 통해 우리가 나누고자 하는 시편 90편 설교 본문은 성경에서 유일하게 모세가 지은 시입니다. 광야 40년의 유랑 생활 속에서 1세대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한 모세는, 영원하신 창조주 하나님과 아침 이슬처럼 사라지는 덧없는 인간의 존재를 대비하며 장엄한 기도를 올려드립니다.
배경과 본문의 내용
시편 90편은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는 표제를 가진 유일한 시편이자 깊은 지혜의 시입니다. 출애굽 이후 척박한 광야에서 40년을 방황하며 수많은 백성들이 스러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모세는 인간의 유한성과 죄로 인한 하나님의 진노를 뼈저리게 묵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세는 절망에 머물지 않고,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시는 영원하신 하나님만을 우리의 영원한 피난처요 거처로 삼을 것을 간절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본문 1 :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시는 영원하신 하나님
첫째, 시편 90편 1절에서 모세는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거처'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어 '마온(מָעוֹן)'은 단순한 물리적 집을 넘어서, 적의 맹렬한 공격이나 환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는 '피난처'와 완전한 '안식처'를 의미합니다. 신학적으로 이는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가 조성되기 전부터 영원토록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나님만이 유한한 인간의 유일하고 참된 안식처가 되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성경 속 다윗 역시 십수 년간 사울의 칼날을 피해 광야를 쫓기며 유리할 때, 자신이 다급히 숨었던 물리적인 아둘람 동굴이 아니라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의 피할 바위시요"(시 18:2)라며 하나님을 자신의 영원한 피난처로 고백했습니다.
최근 신문 기사를 통해 초대형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수십 년간 땀 흘려 일군 튼튼한 건물과 보금자리가 단 몇 초 만에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비극적인 참상을 우리는 자주 목격합니다. 이처럼 이 땅에 세운 인간의 물질적 거처는 한순간에 사라질 수밖에 없는 덧없는 것입니다.
광야와 같은 세월을 살아가는 인생에서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집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썩어질 것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영원하신 주님 품으로 날마다 피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본문 2 : 남은 날을 계수하며 얻는 참된 지혜의 마음
둘째, 본문 12절은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라고 간구합니다. 히브리어 원어 '마나(מָנָה)'는 단순히 숫자를 세는 산술적 행위를 넘어, '지정하다', '준비하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신학적으로 '날을 계수한다'는 것은 내 생명의 끝이 있음을 종말론적으로 자각하고, 오늘 하루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유일한 기회임을 깨달아 거룩하고 목적 있는 삶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구약 성경의 히스기야 왕은 죽을 병에 걸렸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15년의 생명을 연장받았습니다(사 38장). 죽음의 문턱에서 그는 자신의 생명이 하나님의 손에 달렸음을 절감하며 겸손히 날을 계수하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최근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유명 인사들이 막대한 부와 명예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돌연 암 선고를 받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흔히 접합니다. 죽음 앞에서는 그들이 쌓은 수백억의 재산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 땅의 인생들에게 있어서 인생의 연수는 신속히 날아가는 화살과 같습니다. 유한한 인생의 길이를 깨닫는 자만이 욕심을 내려놓고, 영원한 가치를 위해 오늘 하루를 가장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참된 지혜의 마음을 얻습니다. 우리의 남은 때를 주님을 위해,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아낌없이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본문 3 : 덧없는 인생을 영원으로 채우는 십자가의 복음
셋째, 덧없고 유한한 우리의 인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통해서만 영원한 생명의 가치를 획득하게 됩니다. 시편 90편 본문에서 모세는 우리의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분노 중에 우리의 평생이 순식간에 다하였다고 탄식합니다.
그러나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이 덧없는 인간의 역사 속으로 직접 들어오셨습니다.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가 받아야 할 죄의 진노를 대신 담당하심으로, 티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죽음으로 끝날 인생이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할 때 영원한 하나님의 거처 안에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요한일서 2장 17절은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라고 분명히 말씀합니다. 십자가의 복음은 안개와 같은 우리 인생을 영원하신 하나님의 뜻과 연결시켜 줍니다. 예수님만이 우리의 참된 거처이심을 믿고, 십자가 보혈을 의지하여 날마다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는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 영원한 소망을 품은 성도로서, 오늘부터 '매일 감사 일기 쓰기'를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신속히 지나가는 하루의 일과 속에서 내 욕심을 위해 산 시간을 회개하고, 예수님의 은혜로 채워진 감사한 일들을 매일 밤 3가지씩 기록하십시오. 덧없는 시간을 영원의 가치로 수놓는 복된 훈련이 될 것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인생은 한 뼘 넓이에 불과하며, 아침에 돋는 풀처럼 속히 시들어버리는 덧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유한함 때문에 결코 절망하지 않습니다.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시는 영원하신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가 되시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가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새벽예배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날을 지혜롭게 계수하시기 바랍니다. 헛된 세상의 정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영원한 복음의 가치를 굳게 붙들며 오늘 하루도 주님의 인자하심으로 기뻐하고 만족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덧없는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는 주님의 사랑을 온전히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문
영원부터 영원까지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 아침 이슬처럼 덧없는 우리의 인생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세상의 헛된 장막에 소망을 두지 않게 하시고, 우리의 영원한 피난처 되시는 주님 품에 온전히 거하게 하옵소서. 십자가의 복음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매일 우리의 남은 날을 지혜롭게 계수하여, 오늘 하루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영원을 준비하는 거룩한 삶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제목
- 덧없는 세상 대신 영원하신 주님만 의지하게 하소서.
- 인생의 날을 계수하는 지혜로 하루하루를 가치 있게 살게 하소서.
- 십자가 복음의 은혜로 이웃에게 생명을 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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